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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당장 연금 시작하라…연금저축보단 연금펀드를”

2020-10-15

[인터뷰]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주택연금 적극 활용해야”


은퇴는 축복일까. 한국 사회에서 상당수 노인에게 은퇴는 ‘가난’과 동의어가 된다. 국민연금은 너무 적다. 그나마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으면 다행이다.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4명은 국민연금 미가입자다. 국민연금도 없는 이들이 다른 노후 안전망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우리 노인들은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다. 더 서글픈 것은 노인 자살률도 수십 년간 압도적 1위라는 사실이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선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할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금융통 전문가를 만나야 했다. 그래서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를 찾았다. 배 대표는 건강한 노후 준비를 위해 “지금 당장 연금을 시작하라”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기획예산처를 거쳐 FN가이드 리서치센터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등 민관 모두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재테크 열풍이 뜨거운데 연금에 대한 관심은 놀라울 만큼 낮다. 

“2030은 재원이 풍족하지 않은 세대다. 부동산에 관심을 갖지만 실제 투자는 쉽지 않다. 재원이 부족하니 비트코인 투자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투자가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재원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현재 소득의 일부를 연금에 적립하고 연금계좌를 통해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금을 통한 투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에는 큰 차이가 있다. 연금을 통할 경우 원금 일부를 세액공제로 즉시 돌려받는다.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도 내지 않는다. 연금을 수령할 땐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연금과 관련해 ‘이것만큼은 꼭 하자’와 ‘절대 피하자’가 있다면.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연금을 시작하고, 가입했다면 자기 상품의 운용 성과와 비용 구조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세액공제만 받으면 그만이니 운용은 금융회사가 알아서 하라는 태도와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채우자는 생각이다.”

연금을 가입하려고 하면 상품이 너무 많고 복잡해 어렵다는 이가 많다. 

“개인연금을 고를 땐 순서가 있다. 납입 시 세제 혜택이 가장 우선 고려돼야 한다.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여기 해당한다. 연금저축은 소득 수준에 따라 300만원 또는 400만원까지 16.5% 또는 13.2%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IRP는 연금저축을 포함해 700만원까지 16.5% 또는 13.2%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IRP는 위험자산을 70% 이내에서만 편입할 수 있고 일부 판매사는 별도의 운용관리 보수가 있다. 그러니 연금저축을 우선으로 하고 저축 여력이 있는 경우 700만원까지 추가로 IRP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운용할지 선택해야 한다. 한마디로 원리금 보장형으로 할지 아닐지를 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밀레니얼 입장에서 연금은 30년 이상 운용하는 상품이므로 장기간 운용에 맞는 자산배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단기 손실 위험이 높은 자산이지만 장기로 갈수록 손실 위험이 떨어지는 자산을 편입해야 한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국내 주식(코스피)의 경우 투자기간이 20년인 경우 연평균 수익률 7.8%, 최대 11.6%, 최소 0.7%라는 분석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모두 포함된 기간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따라서 원리금 보장형보다는 국내외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실적연동형 상품을 권장한다.”

연금저축을 고를 때 상당수가 원금이 보장되는 연금저축보험을 택한다. 

“연금저축엔 보험, 신탁, 펀드, 공제보험 등이 있다. 작년 말 기준 연금저축보험이 73.6%로 대다수다. 연금저축신탁 12.2%, 연금저축펀드 10.1%, 공제보험 4.1% 순이다. 연금보험이 가장 많은 이유엔 원금 손실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판매하는 보험사의 판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막대한 설계사 네트워크를 보유한 보험사의 고비용 구조다.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가 큰 탓에 실질수익률이 높을 수가 없다. 금융감독원 계산에 따르면, 일정 금액을 동일 기간 연금펀드와 연금보험에 납입하고 10년간 수령할 경우 세후 연금액이 실납입 원금(세액공제 감안)에 비해 연간 기준으로 연금펀드는 7.17%, 연금보험은 5.21%였다. 원리금 보장을 생각하면 1.96%포인트 차이는 적정 수준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를 10년 동안의 누적 수익률로 환산하면 33.7%포인트 차이를 가져온다. 게다가 최근 저금리 장기화 추세를 감안하면 연금보험보단 연금펀드를 추천하고 싶다.”

IRP로는 어떤 상품이 좋을까.

“IRP도 소득이 있을 때부터 바로 시작하는 게 좋다. 힘들더라도 연간 700만원까지는 노후를 위해 저축하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문제는 ‘어떤 상품인가’인데 원금 손실을 감내할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현금성 자산만 고집하기보다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적절히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을 권한다. 무조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분에게도 똑같이 자산배분형 상품을 추천한다. 장기 운용이 필요한 IRP는 포트폴리오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는 동일한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분산투자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동일한 수익을 추구하더라도 분산투자로 위험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퇴직연금은 DB형과 DC형 중 무엇이 낫나. 

“호봉제와 승진으로 월급이 계속 오를 것을 기대하고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퇴직 전 3개월 평균 급여로 그 수준이 보장되는 확정급여형(DB형)이 낫다. 급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게 어렵거나 직장이 불안정하다면 확정기여형(DC형)이 좋다. DB형은 회사가 지급을 책임지고 운용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DC형을 선택하는 경우엔 운용 결과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이므로 운용 내역과 수익률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주택연금은 어떻게 보나.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우리 가계 순자산의 77.4%가 비금융자산 즉 부동산이다. 노후를 위해선 보유 부동산을 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 금융시장에선 이를 ‘유동화’라고 하는데 주택연금이 대표적이다.  저는 국민연금, 퇴직연금(IRP 포함), 연금저축 등으로 노후 소득을 충당한 후에 마지막은 주택연금으로 채울 것을 추천한다.”

연금과 관련해 잘못된 상식과 오해가 있다면.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과 고비용 연금보험의 존재, 이 두 가지는 바로잡고 싶다. 국민연금은 대한민국 국민 노후의 버팀목이다. 사실상 국가가 운영한다. 퇴직·개인연금에 비해 운용실적도 뛰어나다. 수급구조가 급격히 달라지지 않는 한 가입자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니만큼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 연금보험의 경우 원리금을 보장하고 장수 위험을 보장한다는 장점에도 가입자 입장에선 고비용 상품이다. 2016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연금보험 가입자의 61.9%가 보험약관에 대한 설명은 들었지만, 사업비 수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답변은 49.6%에 그쳤다. 왜 그럴까. 제대로 설명하면 가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깜깜이 가입’은 안 된다. 또 해지환급금을 볼모로 가입자를 잡아둬서도 안 된다. 당국이 노력 중이지만 잘 바뀌지 않는다. 금융소비자들이 더 똑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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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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